포장마차

<aside> 👫🏻 흠.. 평생 기억하고 싶기도 하고 잊고 싶기도 한 장면이 있네요 취직 후 10여년간 돈을 모아본 적도 모을 생각도 없이 철없이 지냈습니다. 사행성... 불법.. 안 좋은 건 다해본 거 같습니다 그렇게 10년이 흘러 빚더미에 쓸려 월급 가지고는 생활은커녕 다달이 빚을 갚지도 못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없이 살면서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빚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의 여자친구를 말입니다. 2년여 간의 연애기간 동안 현금서비스 돌려 막기, 대부업체, 불법사채, 돌리고 돌려 막아봤지만..결국엔 터지더군요. 한 달에 20일은 다음달 값을 돈에 대한걱정에 잠도 못 이루고 안 좋은 생각만 하며 지낸 거 같습니다. 극단적인 생각도 여러 차례 했지만 용기가 나지도 않더라구요..

그냥 매일매일 지옥 같았습니다. 회사 친한 동생들, 동료들 다들 상황을 어느 정도 알기에 말도 못하고 형님들은 조언을 해주더라고...개인회생,파산,등등 알아보라며.... 용기 내서 변호사를 찾아간 거 같습니다.. 상담 받는 동안 머리가 하얗게 되더라고요.. 저 같은 케이스는 이도 저도 못하는... 할 수는 있지만...좀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그냥 멍하게 머리는 하얗게 그렇게 집 앞에 담배를 피우는데 눈물도 나고 부모님, 형,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나서 펑펑 울었습니다.. 왜 이렇게 살았나 싶어서.. 연락하고 지내는 친한 친구들은 사정을 알기에 이래저래 조금씩 도움도 주고 했지만 초.중.고 친구들 경조사는 등한시 했던 거 같습니다... 가기 싫어서가 아닌 돈이 없어서..

여자친구에게도 미안하더라구요... 부모님에겐 용기가 나지 않아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무슨 일이냐고.... 대충 몇 마디 했더니 집 앞에 있는 포장마차로 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만나는 동안 비밀로 했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주니 대뜸 빚이 얼마냐며... 당장 급한 돈이 얼마냐며 물어보더라고요.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니 오늘은 일요일이니 내일 모은 돈하고 적금 깨서 일단 급한 거 해결하라고 하더라고..

진심으로 많이 울었습니다...아무것도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남자친구일 뿐인데.. 지금도 그 포장마차 지나갈 때면 그때 생각이 나네요..ㅎㅎㅎ 지금은 웃고 있습니다. 일요일 해 쨍쨍한 대낮에 포장마차에서 둘밖에 없었던 거 같은데..

제 터닝포인트였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여자친구와 함께 돈을 모으는 게 아닌 빚을 갚고 남은 돈으로 조금씩 모아... 2년이 지난 지금 빚은 아직 남아있지만 끝이 보일 듯 말 듯 합니다... 그냥 2년 죽은 듯이 둘이 살았던 거 같습니다.. 지금 시국이 안 좋지만 내년에는 서로 결혼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습니다..감사합니다... 코로나 다들 이겨내시고 다들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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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B5zwrlkNj3I


2020 과천축제 🎨 드로잉클라운 [숨은 그림 찾기]

삶의 한 장면이 한 장의 그림이 된다면! 드로잉 클라운(Drawing Clown)은 크로키키 브라더스에서 활동중인 공연자이자 마임이스트입니다. 무대 위의 모습만큼이나 멋진 일러스트레이터와 디자이너이기도 해요. 꾸물대는 아이디어를 참지 못해 틈틈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림을 그립니다. 크고 작은 이야기, 추억과 소망, 상상과 꿈까지 무엇이든 그림이 됩니다. 우리는 과천의 이야기들,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안타깝게도 축제는 취소가 되었지만, 그려두었던 그림들이 여러분을 만납니다.

2020 과천축제, 못다한 이야기 www.gcfe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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